Wednesday, July 22, 2009

그바보

그바보(그저바라보다가)라는 드라마를 봤다. 참 오랜만에 본 한국 멜로드라마였다. 시청률이 그닥 높지도 않았고, 내용도 사실은 너무나 뻔한 이야기였다. 평범하다 못해 멍청하기까지 한 남자와 톱여배우인 스타녀와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였다. 탑 여배우이자 국민스타인 한지수 (김아중) 와 그녀의 팬이며 평범한 우체국 직원 구동백 (황정민)은 6개월간의 계약결혼을 하지만 결국 사랑하게 되어 결혼으로 골인한다는 판타지 동화같은 이야기다. 뻔한 설정에, 유치한 스토리지만 구동백이라는 인물을 통해 참 따뜻함과 푸근함을 느낄 수 있었다. 자기가 사랑하는 지수를 위하여 자기의 자존심과 심지어 존재까지도 무시당하는 것을 감수하고, 지수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불사하는 어쩌면 있을 수 없는 캐릭터를 통해 "배려"란 무엇인지 참"사랑"이란 무엇인지를 돌아보게 했다. 물론 유쾌한 장면들도 많았고 김의찬이란 작가-순풍산부인과의 작가 중 하나였다고-는 아마 나랑 비슷한 세대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. 사랑이란 배려이고, 가슴아픔이고, 그저 바라보아도 좋은 무엇이라면 나 역시 그런 사랑을 하도록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. 그리고 그 사랑이 가장 따뜻하게 다가온 것은 우리 모두의 마음 속에 하나님께서 심어놓으신 그 분의 사랑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. 자기를 버리고, 존재까지도 무시하시고, 모든 것을 불사하신 바로 그 완전한 사랑.